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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가족과 대홍수>에서 시작한 무민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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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9-04-29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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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가족과 대홍수>
2019년 4월 29일


<무민 가족과 대홍수>

첫 번째 무민 스토리에서 무민 밸리의 구상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토베얀손은 자신이 살던 그 당시 존재했던 어떤 곳보다 더 아름다운 작은 계곡을 만들어냈다. 목초지인 그 계곡 속에 스토브 형상을 한 파란 색의 우아한 집을 세웠다.


<무민 가족과 대홍수(1945)> 책 말미에 그 고혹적인 모습의 무민밸리와 무민하우스에 대한 스토리가 처음으로 등장한다. 무민 장편 소설 시리즈의 원조 격인 이 책에는 무민밸리를 어떻게 발견했는지 묘사되어 있다. 그 책은 발간된 첫 해 겨우 219권이 판매되어 거의 인지도를 갖지 못했는데 2005년에서야 영어로 처음 번역되었다. 그렇지만 이 책은 장엄한 “무민학의 창조신화’로 위치하며 동시에 공식적인 소설이 아닌 스타일이 다른 형식이지만 8권의 무민 장편 소설을 전개하기 위한 ‘전주곡’ 역할을 하고 있다.


<무민 가족과 대홍수>는 무민 이야기의 초기 버전으로 세계적인 인지도를 갖기 전인 오래 전부터 토베 얀손이 아트웍과 테마들을 이미 구상했다는 점을 조명한다.


<무민 가족과 대홍수>는 무민마마와 무민이 해티패티와 함께 사라져 버린 무민파파를 찾아나서는 모험을 담고 있는데 대홍수를 헤치고 나아가 아름다운 무민밸리를 발견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신비함이 넘쳐 흐르는 숲길의 긴장감과 대홍수 속을 헤치고 나아가며 ‘스니프’와 같은 ‘작은 창조물’들과 조우하며 동행한다. 그리고 헤물렌이나 해티패티, 그리고 스토브 밑에 사는 무민 조상님등 주요 캐릭터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사실 이 책은 무민 역사의 중요한 단면을 보여준다. 또 하나 특기할 만한 점은 토베얀손이 1945년 발표한 이 첫 소설에서부터 예술가로서의 존경 받을 만한 자질을 발휘한다는 점이다. 이 책은 예술적인 암갈색의 수채화와 잉크 드로잉으로 경쾌하게 그려나간 첫 무민 모험 소설의 스토리를 보여준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햇살과 꽃, 나는 새떼, 그리고 그 너머 난로처럼 따뜻한 집과 함께 아름답고 행복하게 표현한 풍광이 그 예술성을 충분히 보여준다.


다른 한편으로 해석하면 당시 전쟁의 참상이 토베얀손으로 하여금 역설적으로 아름다운 무민밸리를 창조하게 만들었다고도 할 수 있다. 토베 얀손이 창조한 시공을 먼저 이해하지 않고서 <무민 가족과 대홍수>에 등장하는 무민밸리와 무민하우스에 대한 설명을 이해할 수 없다. 무민파파를 찾아가는 여정 중에 겪는 홍수와 모험과는 대조적으로 마침내 안전하고 아름다운 무민밸리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토베는 핀란드와 소련이 겨울 전쟁을 치르던 1939년부터 1940년 사이의 그 참담한 시기에 첫 번 째 무민 스토리를 구상한다. 그녀는 전쟁의 어두운 그늘에서 벗어나 행복한 기록들을 만들어내고 싶어했다. 당시의 사람들이 겪던 현실처럼 위험과 위협뿐만 아니라 공포가 서두에 전개된다. 그녀에게 전쟁 속의 현실은 상실과 슬픔과 함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희망이었다. 책의 내용은 재난과 그 속에서의 생존뿐만 아니라 가족애에 대한 스토리와 가족들이 어떻게 안전하고 훌륭한 집을 만들어나가는 지를 보여준다.


많은 무민 연구자들은 당시의 공포스러운 현실이 무민의 이야기를 통해 토베가 안전하고 사랑스러운 공존의 공간을 대안으로 만들어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책은 암울한 전쟁 속에 놓인 토베의 가족과 그녀의 예술적인 성장 등을 잘 담아내고 있다.


2007년 스웨덴에서 처음 발간되고 2014년 영어로 발간된 가장 공인된 자서전인 <토베얀손: 삶, 예술과 언어>라는 Boel Westin의 책을 보면 무민의 배경을 가장 이해하기 쉽게 기술되어 있다. 토베가 어떻게 삶의 즐거움을 선택하면서도 타협하지 않으며 ‘사랑과 일’을 목표로 살아 나갔는지를 잘 보여준다.


<무민 가족과 대홍수>에 이어 곧바로 8권의 장편 소설이 이어서 나오기 시작하며 아울러 3권의 그림책도 출간되며 신문 연재 만화도 뒤이어 발표되기 시작한다. <무민 가족과 대홍수>는 인기가 없었지만 다음 책인 <혜성이 다가온다>가 1946년 초 발표된다. 이후부터 무민 시리즈는 토베에게 자신의 삶을 표현하는 새로운 예술적 돌파구를 마련해 준다.
Comet_in_Moominland_Cover


<혜성이 다가온다>는 클래식 무민 시리즈의 최초 장편 소설이며 스너프킨과 스노크, 스노크메이든 등이 소개되며 가족 관계로부터 무민 계곡의 방문자나 이방인들에 대한 소개를 하면서 독자들을 무민 대하소설 속으로 인도한다.